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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나와 당신의 소통/다큐멘터리 코멘터리5

백년의 기억(A hundred years of war) 감독 :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프랑스_112분_2019 '내 일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뭔가 대단히 강력하고 반박하기 어렵다. 하지만 당사자일수록 객관화 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생각보다 세상은 성글지 않다. 나의 통찰과 논리는 사실 고집과 독선에 지나지 않을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발전이 가능하다. 쉽지 않지만 그래서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용기를 낼 수 있다면 타인의 시선은 가르침이 된다. 백 여년 이 땅의 역사를 톺아보는 이방인의 눈길이 고마운 이유다. 시간이 걸리고 많은 품이 드는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레벨로 무장된 지대의 이름이 '비무장지대'라는 이 역사의 아이러니는 우리에게는 숙명이요 다른 이들에게는 비즈니스다. 운이 좋기를 바라는 동시에 운이 나쁘지 않기를 빌어야 한다. 2020. 12. 16.
아르마딜로(Armadillo) 감독 : 야누스 메츠 패더슨 덴마크_108분_2010 사람 고쳐쓰는게 아니라고 한다. 경험적으로 맞는 말이다. 덜 망가지면서 살아가는 정도면 훌륭한 사람이다. 평범한 젊은이들이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간다. 6개월 간의 파병이 이들에게서 '평범하다'라는 수식어를 앗아간다. 탈레반 몇 명을 벌집으로 만들었고,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던 순간이 핏빛으로 각인되었다. 그리고 그 후, 가장 강력한 중독이 시작되었다. 어설픈 평화주의는 편안한 결론이겠으나 그렇게 간단치 않다. 백설기에 박힌 건포도처럼 이렇게 되기까지 스스로의 자유의지를 점점이 박아넣은 것은 타인이 아니었다. 덜 망가지며 살아가기가 이렇게 어렵다. 2020. 12. 7.
들리나요? 감독 : 김봉한 / 신승환 한국_80분_2020 그는 소위 '소통 전문가'이다.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가족들과는 소통이 안된다. 사기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이해가 된다. 가족이란, 가족이기 때문에 소통이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답답하고 눈물이 난다. 사천만원을 들여서 아버지의 인공와우 수술을 해드렸지만 소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괜찮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2020. 12. 2.
프리 솔로(Free solo) 감독 : 엘리자베스 차이 베사헬리 / 지미 친 캐나다_97분_2018 방향이 중요하다. 굉장히 똑똑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매일 TV에서 본다. 범죄는 아니더라도 머리 좋은 정치가들이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방향이 중요하다. 알렉스는 방향을 잘 잡았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방향을 잘 잡았다는 증거다. 한 가지에 몰두하면 끝을 보는 성향의 그에게 마약이나 도박으로의 방향이 주어졌다면 결과는 좋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직업, 대체로 끝이 좋지 않다. 행하는 자와 보는 이들이 모두 마음을 졸인다. 방향은 잘 잡았는데 속도가 너무 빠른걸까? 뭐 인생은 원래 운칠기삼 아닌가! 벚꽃처럼 지거나 소나무처럼 푸르거나. 2020.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