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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나와 당신의 소통/책, 세상과 맞서다14

일본인 이야기1 - 전쟁과 바다_김시덕 지음_메디치_2019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나의 상식이 그들의 상식과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당연한 것'이라고 느끼는 상식이라는 개념이 사실은 그다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역사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일본은 서로 애증의 대상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들도 우리도 은연중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나름 공부도 했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일본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국가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지만, 맞는 말이기 때문에 오해가 생겨나는 지점이 있다. 어쩌면 감각적으로는 알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설명할 수 없기 .. 2021. 4. 23.
영속패전론(전후 일본의 핵심)_시라이 사토시_정선태 외 역_이숲_2017 일본의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가 하나의 개념을 발명했다. 국체(国体). 현대 동아시아 비극의 시작이다. 메이지-다이쇼-쇼와-헤이세이 시대의 흐름에 우연과 필연, 의지와 방관이 더해졌다. 이상한 발상이 기괴한 사회를 만들어냈다. 무기력함은 그들의 천성처럼 되어버렸다. 학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직관으로 알고 있는 것을 명징한 논리로 풀어내는 일이 아닐까?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전후 일본사회의 기저에 공고하게 자리잡은 지배층의 공허함을 난도질한다. 통쾌하다가 어느 순간 허무해진다. 영속패전론이 영속식민지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옮긴이의 지적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당신이 하는 일은 대부분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일을 하는 이유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2020. 7. 20.
중년독서 - 삶의 고비 때 곁에 있어준 책들_이지상_Arte_2019 이지상 작가의 책은 찾아서 읽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눈에 띄면 집어든다. 그의 글은 작가 특유의 겸손함과 멋내지 않은, 담백함이 가득하다. 너무 친절해서 간혹 늘어지는 경우가 있는 듯도 싶지만... 책이라는 것은, 죽은 지혜라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인류 문명의 정수는 결국 책으로 귀결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타당하면서 타당하지 않다. 비겁한 양시론인가.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발을 빼지는 말아야지. 나름 책을 많이 읽으려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책을 읽는다고 뭔가 생기는 것도 없다. 행위를 하는데 필요한 품의 총합이 읽음의 즐거움보다 작다면 남는 장사일텐데 심증은 있지만 물증을 내어 놓을 수는 없다. '언제나 읽어야 한다.' 내게는 일종의 강박인데,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시간을 쌓지 않으.. 2019. 4. 17.
편의점 인간(コンビニ人間)_무라타 사야카_김석희 역_살림_2016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다고 한다."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재귀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철학자가 이렇게 선언했기 때문에사람들이 사회적인 동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본능이 아니고 학습일지 모른다는 얘기. 농경문화의 전통이 강한 동아시아 지역은 무리집단의 연대와 사회성이 강하다.다르게 말하면,남의 시선이 나의 생활에 (상대적으로) 많은 제약을 가하는 사회이다.적당한 나이에, 알맞은 장소에서, 부끄럽지 않은 지위를 갖지 못하면 루저가 된다. 십 여년 전 일본에 살 때,몇 달간 야간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었던 기간이 있었다.어제와 오늘, 내일을 구별할 수 없는 비슷한 날들이 반복되고어제와 오늘, 내일을 구별할 수 없는 비슷한 일들이 이어졌다.비슷하다는 것은 다름이 있음을 의미한다.그 다름을 분별할 수 있으면, 지.. 2018.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