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을 맞아 벼르던 수원화성을 다녀왔다.
신정네거리역에서 전철을 타고 신도림에서 환승,
수원역에 내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수원화성 팔달문 앞에 도착해보니 약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팔달문은 현재 공사중이라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수원역까지는 별다를 것 없는 도시밖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팔달문을 중심으로 무언가 알 수 없는 관광지의 향기가...
지동시장을 지나 동쪽 성벽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팔달문 뒷쪽으로도 수원천과 성곽의 공사중인 곳이 많은데
시장의 왁자지껄함과 뒤섞여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다.
공사중인 구간을 지나 본격적으로 성곽에 오르니 동남각루가 나온다.
거짓말처럼 여기부터는 조용하다.
고요하니 날숨속에 더위가 섞인다.
5월 1일인데,
봄날은 이미 가버린 듯하다.
성곽을 나누어 깃발의 색깔을 달리 한 것 같은데,
동쪽은 빨강인가보다.
성곽 바깥은 하나님의 세상인가 싶다.
무심하게 걷다보니 봉돈이다.
무기고의 맞은편에는 병사들이 머물던 온돌방이 있다.
봉화대쪽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
한동안 조금은 심심한 길이 이어진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파노라마 기능을 시험해 본다.
요즘 똑딱이는 불과 몇 년 전의 DSLR보다 더 나은 부분도 많다.
동북쪽에 이르니 너른 벌판이 등장하고
위 사진의 동북공심돈이 떡하니 버티고 선다.
동북공심돈을 등지고 서니 국궁장을 중심으로 탁트인 모습이 시원하다.
외국 관광객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특히 일본인들이 많았다.
드라마 로케지인가 싶기도 한데 잘은 모르겠다.
이곳은 구불구불한 성곽이 잘 드러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창룡문도 여기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더위에 잠시 들어가, 그늘에서 신세를 졌다.
활 쏘는 곳이 보인다.
휴게소와 기념품점이 함께 들어서 있어
사람들로 북적인다.
잠깐 내려가보기로 했다.
활은 정해진 시간에 요금을 지불해야 체험 가능한 것 같다.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자부심의 발로인지 몰라도
위의 사진같은 이정표를 만들어 두었다.
뭐 좋은 뜻이겠지만, 너무 진부해....
카피를 하는 것까진 좋은데 포인트라도 주면 좋으련만..
잠시 쉬다가
다시 성곽을 따라 걸으려 하는데
직원인 듯한 여자분이 표를 샀는지 사람들에게 묻고 있다.
여기서 알았다. 표를 사야 한다는 것을...
휘날리는 파란 깃발.
시작점에서는 빨강이었는데 어느새 바뀌어 있다.
(Nikon P310의 색 추출 촬영기능은 꽤 쓸만하다.)
날은 덥지만,
이런저런 풍경과 사물이 지루함을 잊게 한다.
휴게소 음료값이 비싸 지나쳤는데 목이 마르다.
장안문이었는지 어떤 포루였는지 헷갈리는 곳.
중년의 남녀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사정거리가 700미터라는 서양식의 화포. 이름이 홍이포였나?
지금은 대한민국의 성도덕을 수호하기 위해 모텔을 조준하고 계시다.
잠시 주택가로 내려와 걷는데 재미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가볼까? 싶었는데 날짜가 이미 지나버렸다.
성곽을 끼고 걷다가 숲길로 들어서니 까치군도 만나고
약수터도 있었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은데,
이것도 인연이지, 계속 앞으로 걸어본다.
숲길을 따라 어찌어찌하여
다시 출발지였던 팔달문으로 돌아왔다.
더위에 2시간 넘게 걸었더니
목이 탄다.
팔달문 옆의 재래시장을 기억하고 서둘렀다.
냉면집 하나 있지 않을까 싶다.
시장을 조금 둘러보다,
고기 몇 점을 함께 내어주는 냉면집을 찾았다.
허기가 져서 곱배기로 주문.
생각해 보니 올해 첫 냉면이다.
여름이구나....
서울에서 가깝고,
휴일에 느즈막히 일어나 부담없이 찾기에 좋은 곳,
수원 화성.
다음에는 성 안쪽의 행궁과 박물관에도 가 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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