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어제를 복사해서 오늘을 만든 것처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날들이 몇 달간 이어졌다.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에
가깝게 지내는 일본인 친구분(아버지 연배의 어르신이므로)께서
홍콩행을 제안했다.
그의 홍콩 코스모프로프 출장을 겸한 일정이었는데
전시회를 둘러보고 여유시간도 꽤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
숙식을 모두 제공해 주겠다는 얘기가 달가웠음은 물론이다.
기간 중에 가장 싼 비행기표를 샀다.
인터넷 상에서 악명이 자자한 홍콩익스프레스.
게다가 새벽 출발편.
밤 11시가 넘어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조용하다.
나처럼 새벽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벤치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하거나 스마트폰을 한다.
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한 벤치는 경쟁이 치열하다.
빈 벤치에 자리를 잡으려다 담배를 한 대 피우러 밖으로 나왔다.
인기척 없는 공항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폐허와는 다른,
마치 사람이 증발한 듯한 풍경이 새로운 감각을 자극한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보딩게이트에 들어와도 조용하다.
새벽비행기도 나름 매력이 있다.
출도착 지연이 많기로 유명한 홍콩익스프레스지만
다행히 정시에 출발했다.
친구분과는 홍콩공항에서 만났다.
공항 근처의 홍콩 코스모프로프 코스모팩 전시장을 둘러보고
시내로 들어오니 이미 저녁때가 되었다.
다양한 인종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홍콩답게
화려한 불빛과 사람들이 활기차다.
친구분의 지인들과 거나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 들어서니 피곤함이 밀려든다.
새벽비행기를 타기 위해
어제는 밤을 새버렸으니 당연한가.
자기 전에 커피를 마셨어도
꿀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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