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오늘도 아침운동을 하고 조식을 먹으니 몸이 개운하다.
부지런히 오전에 전시회장을 모두 둘러봤다.
친구분이 오후에는 스탠리마켓에 가자고 제안했다.
출장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행을 조금이라도 더 할 수 있도록 마음써 준 배려에 감사를.
교통편에 대한 정보를 약간 착각해서
조금의 우여곡절 끝에 스탠리에 도착했다.
2층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1시간 여 달렸다.
예전에 작은 어촌마을이었다는 스탠리마켓은
복작복작한 홍콩이 아닌 고즈넉한 바닷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변가를 맞대고 펍에서 맥주 한 잔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재래시장을 따라 끝까지 와서 조금 더 들어오면
관광객들이 잘 오지 않는 작고 아담한 백사장이 숨어있다.
친구분은 매년 홍콩을 오시기 때문에
이 비밀스러운 곳을 소개해 주었다.
사람 많은 곳에도 가봐야지.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로 나와 걷다가
노천의 카페에서 과일빙수를 주문했다.
맥주 한 잔도 좋지만 친구분도 나도
은근 어린이 입맛이라 ㅎㅎ
여유롭게 쉬고 돌아오는 버스를 타러 오는 길에 만난 인상적인 꽃가게.
기다란 뿌리를 내린 나무.
그 아래 공간에 건물을 우겨넣은.
그래서
꽃가게여야만 하는 꽃가게.
이곳 스탠리마켓 지역은 부촌으로도 유명해서
동남아시아(주로 필리핀이라고 한다.)에서 온 보모들이
백인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주로 해외 유명기업이나 외교관의 자녀들이라고 함.)
국제뉴스를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접하니 무언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특히,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길 한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있던
작은 여자가 마음에 걸렸다.
그녀도 갓 스물이 되었을까 싶은
어린 여자였다.
제국은 아직 끝나지 않은것 같다.
오늘도 저녁을 배불리 먹고
홍콩 맥주를 마셔보고 싶어 호텔 근처의 마트에서 끌리는 것으로 집어들었다.
자기 전의 한 잔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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