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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버스터미널에서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 버스에 올랐다.
다시 한 시간 정도를 달린 완행버스는 나를 이사하야 버스터미널에 내려주었다.
다시 이사하야에 올 일은 없을줄 알았는데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버스터미널에서 육교를 건너 50미터쯤 떨어진 JR 이사하야 역으로 이동.
나가사키까지 전차 티켓을 샀다.
가격은 460엔. 몇 정거장 되지 않는데 비싸긴 함.
규슈 JR은 처음 타본다.
내부좌석에 나무를 사용하여 편안한 느낌을 준다.
미리 승차하여 10분쯤 기다리니 출발.
열차계의 스테디셀러 JR시각표는 올해도 성황리에 판매중인가보다.
가을 임시열차의 시각을 게재하였다 함.
시대의 변화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이용 가능한 디지털 시각표도 있나보다.
내가 탄 열차는 완행이라 모든 역에 정차하고
급행열차들을 먼저 보낸다.
정차중 옆으로 하우스텐보스행 열차가 지나간다.
완행이지만 30분이 좀 안되어 JR나가사키역에 도착했다.
대기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달린 거리는 10분 조금 넘는듯.
JR나가사키 역사에서는 나가사키가 낳은 슈퍼스타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사진전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라는 영화로 잘 알려졌고
일드 <갈릴레오>, <료마전> 등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음악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
이 분은 현재 이견없는 일본의 최고스타이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전 여성들의 가장 안기고 싶은 스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원빈+장동건 정도의 인기랄까?
이런 그가 정말 오랫만에 자신의 지모토(고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하니 나가사키 전체가 후쿠야마 마사하루로 떠들썩하다.
그의 콘서트 계획이 발표되고,
6개월 전부터 나가사키 지역의 호텔이 만실이 되었다고 함.
나는 공교롭게도 그의 콘서트 일정과 겹치게 나가사키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어쩐지 출발 전에 나가사키 시내의 호텔을 예약하려 해도 8월 말의 방은 모두 만실이더라.
뭐 덕분에 나는 첫 날 오바마로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후쿠야마 마사하루 콘서트의 작은 나비효과가 내게도 영향을 주었다.
** 아래 댓글을 남겨주신 Preya님의 말씀대로 찾아보니 후쿠야먀 마사하루가 지난주에 결혼발표를 했다.
상대는 13세 연하의 배우 후키이시 카즈에.
일드 좀 보신 분들이라면 얼굴 보면 아는 배우라고 생각함.
나는 그녀의 출연작 중 <화려한 일족>을 가장 재밌게 봤던것 같음. **
JR나가사키 역사를 빠져나오니 배가 고프다.
점심시간도 좀 지났고...
역사 앞의 사방형 육교에 올라 둘러보니 요시노야가 눈에 들어온다.
2007년 일본에서 살 때 자주 갔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사실 마츠야를 더 자주 갔지만,,, 마츠야는 규동에 된장국을 함께 주기 때문에.)
암튼 얼른 육교를 내려와 요시노야 진입.
고기고기한 기분에 곱배기로 주문했다.
시치미를 좀 뿌려주고 흡입.
와구와구.
먹고 나니 정신이 좀 든다 ㅎㅎ
대부분 혼자 식사를 하러 온 젊은이들이
만화책이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밥을 먹고 있다.
나는 일단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을 해야 하므로
지도를 펼쳐보았다.
노면전차 3호선(맞나?)의 마지막역인 호타루차야 까지 가야하는데
지도상으로는 꽤 멀게 보이지만 나가사키 시내 자체가 그리 넓은 지역이 아니므로 걸어갈 수 있을것 같다.
걸으면서 적당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쉬었다 가면 되지 않을까.
일단 대충 방향을 잡고 다시 길을 나섰다.
비가 거의 그쳐서 한 두 방울 정도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한다.
이 정도면 걸어갈 만 하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뭔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은 느낌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지도를 펼치려는 순간 길가의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 꽃화분을 잔뜩 놓아둔, 뭔가 동화같은 느낌이다.
식후 커피도 못마셨으니 잠깐 쉬다 가야겠다.
들어서니 실내가 정말 작다.
테이블은 달랑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벽을 마주한 카운터석이다.
손님이 가득차도 5명 정도밖에 못 들어올 것 같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월넛색상의 나무느낌이고 커피향이 진하게 풍긴다.
작고 귀여운 소품들이 실내를 장식하고 있다.
손님은 없다.
들어서니 주인장이 반긴다.
40대 중반 정도의 여자분인데 굉장히 중성적인 느낌이다.
처음엔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
아직 더운 날씨인데도 비니를 쓰고 있다.
가게 분위기처럼 스타일리시한 분이다.
"블렌드 커피 한 잔 주세요."
우선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메뉴를 펼쳐보았다.
내가 주문하는 건 항상 커피니까.
파스텔톤의 노트처럼 생긴 메뉴에는
직접 찍은 사진과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진 음료와 케이크류가 예쁘다.
바나나케이크가 맛있어 보여 추가로 주문했다.
커피콩을 가는 소리가 들리고 실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카페 이름은 T Zone.
커피가 먼저 나왔다.
정갈하다.
바나나케이크는 파운드빵 같은 느낌이다.
호두맛 아이스크림이 함께 딸려 나온다.
주문은 꽤 성공적이었다.
씁쓸한 커피와 달콤한 케이크는 이 공간을 천국으로 만들어 준다.
느긋하게 쉬다가 담배를 피우고,,,
계산을 하고 나오기 전에 주인장에게 지도를 펼쳐 보였다.
"이 곳 위치가 여기 맞나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으니 대충 맞는데 한 블럭 윗쪽이란다. ㅎㅎ
물어보길 잘했다.
이 카페의 외관은 이렇다.
카페인과 당,
그리고 니코틴을 충전하고 나니 힘이난다.
다음에 나가사키에 올 때 다시 들릴곳이 한 군데 추가되었다.
그럼 다시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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