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맛있게 마시고 여유있게 JR벳푸역으로 걸었다.
날씨는 조금 흐리고 비도 내렸지만 벳푸,
좋은 기억으로 남은 마을이다.
꼭 다시 한 번 오기를 다짐하며
유후인으로~
유후인행 Yufu 리미티드 특급열차는 정시에 도착.
높은 채도의 빨강색 차체가 활기찬 기운을 전해준다.
객차 내부는 벽체와 바닥, 선반 등이 나무재질이라
포근한 느낌이다.
좌석은 쿠션이 좋은편.
불편함 없이 여행하기에 최적이다.
유후인에서는 3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상점가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따가 탈 히타행 티켓을 확인.
벳푸에서 유후인까지는 1시간 남짓 걸렸던 것 같다.
단촐한 규모의 역사이지만 관광객들이 꽤 많이 내린다.
검정색 외관의 역사는 차분하다.
다행히 유후인으로 오는 도중에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졌다.
역 앞의 코인로커에 짐을 넣어두고 우산 하나 달랑 들고
유후인 산책에 나섰다.
작은 역 앞 로터리에서 바로 상점가 거리가 시작된다.
관광지답게 기념품점, 카페, 각종 먹거리 가게가 이어진다.
워낙 유명한 가게들이 많아서
기념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조금 걸어가다 보니 고로케 가게가 있기에 하나 맛을 봤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금상고로케'는 아닌데 배가 꽤 부른 상태였는데도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고로케 가게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유명한 금상고로케가 등장.
여기에 있는줄 알았으면 아까 참았을텐데 ㅎㅎ
승자독식의 비정한 비즈니스세계에서 약자에게 힘을 보태주었다고
혼자 속으로 위안을 ㅡ.ㅡ;;;
이런저런 가게들이 산책에 즐거움을 더해주는 거리.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간에 지브리상점도 둘러보고
좀 더 올라가니 유리공예 상점이 있기에 들어감.
복고양이 오르골이 귀여워서 하나 구매.
닥터H도 기념품을 샀다.
중간 중간 작은 골목들도 많고,
이것저것 볼 것도 많아 시간이 빨리 흐른다.
이곳 료칸에 머무르는 관광객들인지 온천조합에서 제공한
우산을 쓰고 재잘재잘 우리앞을 걸어가던 한 무리의 아가씨들.
긴린코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잠시 스쳐가는 상황이라 불가능하다.
벳푸와 유후인은 어차피 다시 한 번 느긋하게 와야겠다.
상점가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니
열차시간이 30분 정도 남았다.
시간을 의식하지 않았는데 어느덧 2시간 넘게 걸었네.
다시 카페인을 요구하는 몸뚱아리에게 보급을 하기 위해
역 앞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더하고
코인로커에서 짐을 찾아 플랫폼으로 향한다.
(짐을 맡길 때는 몰랐는데 이 곳 코인로커는 17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16시 50분 쯤 짐을 찾았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유후인-히타 구간은 그 유명한 관광열차 '유후인노모리(유후인의 숲)'을 탔다.
승무원 언니들이 예쁘다 @.@
시간대가 잘 맞으면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사탕도 준다.
내부 인테리어는 다른 특급열차들보다 좀 더 재질이 고급스러운 느낌이고
짐을 넣는 칸이 비행기처럼 커버가 있는 캐비넷 방식이다.
유후인에서 다시 1시간여를 달려 오늘 머무를 히타로 간다.
히타(日田) 지역은 지금은 유후인과 벳부에 밀려 덜 알려진 감이 있지만
예전에는 규슈의 일본왕 직영지로써 교통의 중심이었던 곳이라고 한다.
물이 좋아서 온천으로도 유명하고
좋은 물과 풍부한 수량을 바탕으로 삿포로맥주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어느덧 여행의 중반,
시간은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자각하는 순간은 여전히 쓸쓸하다.
그러므로,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당위.
곧 JR히타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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