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物語/旅に出ようか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긴자 렌가테이, 교코, 도쿄도청 야경

by 심플러브 2017. 7. 15.






어느덧 여행의 중반이다.

어젯밤은 가구라자카에서 황박사의 지인과 저녁과 함께 조금 과한 반주를 했다.

오랫만에 알콜에 좌우되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가구라자카는 그룹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주연한 드라마

<친애하는 아버님께, 拝啓、父上様>의 배경이 된 동네다.

기치조지나 코엔지와는 다른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예쁜 동네다.


오다기리 조와 미야자와 리에가 주연한 <행복 목욕탕>처럼

아직도 장작불을 때서 영업하는 동네 목욕탕이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조용히 뒷골목을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오늘(7월 4일)은 오전 일정을 마치고 긴자로 향했다.

돈까스의 원조 '렌가테이'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22년 정도 타임슬립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시절 동네에 하나씩 있었던 '경양식집'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오무라이스를 비롯하여

그 유명한 멘트,

'밥으로 하실래요, 빵으로 하실래요?'를 창조한 그 집.

어쩌면 내 추억의 한 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경양식집'을 창조한 그 집.




황박사가 주문한 함박스테이크.

한 입씩 먹어보고는,

'그 맛이네~'로 이구동성.



내가 주문한 돈까스.

두드린 고기가 아니라 자른 상태 그대로의 고기가 들어있어서

식감은 조금 다르지만 맛은 경양식집 돈까스의 그 맛이다.


우선 소스를 뿌리지 말고 그냥 먹어보라는 점원의 말에

그대로 했는데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 집은 상상하는 돈까스의 맛,

정확히 그것을 보여준다.

맛을 넘어선 맛의 혁신보다는

맛을 지키는 맛의 보존이 때로는 더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 여행기에 꼭 등장하는

이 레지스터 역시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역할을 감내하고 있다.


이곳은 점원들이 상당히 친절하다.

사진을 찍으라며 자리를 비켜주고 환하게 인사해 주었다.


정확히 같은 맛의 메뉴를 내는 식당 A와 B가 있다고 하자.

A는 150년의 역사에 가게 역시 최대한 보존하고 있다.

B는 5년 전에 오픈한 신생 가게이고 A보다 가격이 10% 저렴하다.

어느 가게에서 음식을 먹어야 할까?

누군가는 A가게로 누군가는 B가게로 갈 것이다.

사실 어느 가게를 선택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A와 B라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렌가테이'는 A가게와 같은 곳이다.

A가게는 물리적으로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가치가 있고 앞으로도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렌가테이'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일정에 시간이 조금 남아

교코(황궁)로 향했다.


견학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메가네바시 앞까지만

둘러보고 돌아올 요량이다.




교코는 나도 처음이었는데

지하철역에서 입구까지 거리가 꽤 되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공기중의 보이지 않는 끈끈이들이 들러붙은 것처럼

날씨는 한증막을 방불케 했다.




오후 일정을 끝내고 호텔체크인을 하니 배가 고프다.

내일 오전일정이 미타카보다 더 서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동선을 고려하여 호텔은 신주쿠로 선택했다.


배고픔을 달래려 신주쿠역 서쪽 출구의 요시노야를 찾았다.

흔하디 흔한 규동 한 그릇이 꽤 든든하다.

곱배기로 먹어서 그런가?

부른 배를 두드리며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도쿄도청 전망대에 오른다.




10년 여 만에 오른 도쿄도청 전망대.


비가 내려서 그런걸까.

살짝 무거워진 공기처럼 여러가지 생각에 조금 심란하다.


가뜩이나 밤이라서 헤메는데 비까지 내려

카메라 '똑딱군'도 촛점을 자주 놓친다.




기념품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이 아톰 피규어에는 조금 흔들렸다.

플라스틱 퍼즐처럼 되어 있어서 만드는 재미도 있을것 같고...


아직 짐을 늘리기엔 이른것 같아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