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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語/旅に出ようか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료칸 호메이칸, 도쿄대학, 다시 후지산

by 심플러브 2017. 7. 16.





7월 5일.

일정을 마치고 짐을 맡겨두었던 신주쿠에서 가스가역으로 이동

마지막 숙박지 료칸 호메이칸으로 이동했다.


도쿄대학 혼고캠퍼스 주변에 위치한 이 료칸은

흔치 않게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도쿄대학 학생들의 하숙집이기도 했었다고 한다.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어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가끔은 오래된 나무향기가 정겨운

료칸에서도 머물러 보면 좋을것 같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도를 보고 10여 분을 걸으니

언덕 위로 '호메이칸'의 간판이 보인다.


우리의 방은 별관으로 배정을 받았다.

직원 분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이름을 써서 붙여주니

어찌보면 하찮은 것이지만 기분좋은 디테일이라 할 만하다.




별관의 직원이 간단하게 시설을 안내해 주었고

방으로 들어서니 간결하게 깔린 이불과

베란다 너머 작은 정원이 반긴다.


건물의 뼈대를 이루는 나무어서 배어나오는

오래된 나무냄새가 분위기를 더한다.


에어컨을 켜두고 조금 쉬다가

땀에 젖은 몸을 리프레시 하기 위해 목욕탕으로...



우리가 묵었던 별관을 기준으로,

목욕탕은 1층과 지하에 하나씩 있는데

1층 목욕탕은 비어있는 경우 일행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천정이 높아 적당히 울리는 소리와 잘 관리된 내부.

개인적으로는 지하보다는 1층의 목욕탕이 더 마음에 들었다.




여기는 복도 곳곳에 위치한 세면대.

간단하게 손을 씻거나 양치하기에 좋다.

역시 오래되기는 했지만 관리에 신경을 쓰는것 같다.

깔끔하다.



방 안에는 인포메이션북이 한 권 놓여 있는데

와이파이 이용방법이나 주변 지도 등이 있어서 유용하다.




체크인을 하고 목욕을 한 뒤 한 숨 돌렸으니

저녁도 먹을 겸 주변의 도쿄대학 혼고캠퍼스로 나가본다.




골목을 따라 조금만 걸어나오면 도쿄대학교를 면하고 있는 대로가 나온다.

신호등을 건너 도쿄대학 정문으로 들어갔다.




아름드리 나무가 늘어선 중앙로를 따라가면 야스다강당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좌우로 펼쳐지는 건물들은

예전 제국대학 시절의 시간을 버리지 않고 쌓아둔 것처럼 보인다.




일본 전공투 세대를 상징하는 야스다 강당은

증축된 부분과 예전 그대로의 부분이 모자이크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발길 닿는대로 둘러본 캠퍼스 이곳 저곳.

지하 학생식당을 둘러보고 생협매장도 살펴본다.

게시판에는 다양한 광고와 학생모집으로 빽빽하다.




캠퍼스를 한 바퀴 둘러보니 밥 때가 되었다.

도쿄대학의 상징인 아카몬으로 나와 주변의 혼고지역에서 적당한 식당을 찾았다.

건너편의 해산물덮밥 가게가 눈길을 끈다.




맥주 한 잔과 함께 해산물덮밥을 주문했다.

어느새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너무나 고마운 계절이다.

대학가 앞이라 그런지 좋은 가격에 푸짐한 식당같다.




황박사가 주문한 해산물덮밥.

제철인 시라스(뱅어)회가 올라가 있다.




내가 주문한 해산물덮밥.

참치, 아나고, 연어 등 여러가지 재료가 듬뿍이다.

곱배기를 무료로 선택할 수 있어서 물론 곱배기로~


학교 앞이라고 적당한 맛이 아니다.

확실하게 잡은 생선비린내와 신선한 재료가 어우러져 있는

정성스런 해산물덮밥이다.

맥주 한 잔이 함께 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해산물덮밥을 배불리 먹고 나와 좀 걷다가

이번 여행에 라멘을 먹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배는 부른데 라멘배는 따로 있을것 같다.

황박사도 이심전심.


길가에 많은 라멘가게 중에 느낌좋은 곳으로 들어갔다.

어쩐지 오덕오덕한 외양의 주인장이 무심한 듯 주문을 만든다.




해산물덮밥 곱배기와 맥주를 먹고 왔음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완식.


진한 국물맛의 전통 간토라멘에 가까운 맛인데

그래서 짠데,

계속 젓가락이 가는 짠 맛.

고집있는 젊은 사장님의 맛을 알아본 도쿄대 학생들과 주변 주민들이

꾸준히 가게를 찾는게 맛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저녁을 두 끼 먹어 볼록해진 올챙이 배를 두드리며

료칸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목욕을 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폭신한 잠자리가 피곤한 몸을 녹인다.




아침 7시.

조식포함 플랜이라 방으로 아침을 가져다주는 직원분이 친절하다.

너무 과하지 않지만 영양가 높은 실한 아침이다.




밥을 먹고 목욕을 하고

체크아웃을 하기 전 한 번 더 둘러본 료칸.

두꺼운 콘크리트 건물의 최신식 호텔도 좋지만

나무냄새와 시간냄새가 나는 오래된 료칸도 좋다.

다,

좋다.


체크아웃 후 아사쿠사를 둘러보며 쇼핑을 하고

지인을 만나 점심을 함께 하니 돌아갈 시간이다.


아사쿠사에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나리타로 왔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10분쯤 되었을까?

퍼뜩 날씨가 맞으면 비행기에서 후지산이 보인다는 말이 떠올랐다.

창가에 앉기는 했는데 이쪽이 맞는지

오늘 날씨가 흐려서 후지산이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정상을 허락하지 않아서일까?

후지산이 보였다.


지금껏 수십 번 일본을 왔다갔다 했지만

기내에서 후지산을 본 기억은 없었는데

일단 인식의 틀 안에 들어온 후지산은

이렇게 다시

스스로의 존재를 상기시킨다.


첫 날부터의 여정이 다시 한 번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기분이다.


힘들었고,

즐거웠다.

다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