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왕가위
출연 : 장만옥, 양조위, 뇌진, 반적화, 손가군 외
지난 달에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의 개봉이 예고되었을 때부터
2020년 영화나들이의 마지막은 정해졌다.
친구들과 함께 보자고 했는데 코로나 국면이 심상치 않다.
결국 혼자 예매를 하고 조심조심 다녀오는 것으로...
영화 첫 머리에 왕가위 감독의 짧은 인사말이 반갑다.
...비밀스러운 5년 동안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사랑도 인정받으려 한다.
그럼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배타적인 소유권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커플 옷을 맞춰 입는 유치한 행위부터 사고방식에 대한 조종까지,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사적으로 또는 법적으로 공인받으려 한다.
아마 그들도 그러한 사랑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전리품을 얻어낸 승리자가 되었다.
그러나 전리품을 얻어낸 순간 사람들의 관심은 사라진다.
인정받기 위해 결혼하였으나 그 순간 사람들의 관심은 담배연기처럼 허공으로 흩어진다.
네잎클로버처럼 진짜 사랑은 운이 좋아야 찾을 수 있다.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온 그와 그녀는
각자의 배우자에게 자신의 배우자를 빼앗긴다.
그와 그녀는 자신들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인지 모르게 사랑은 시작되었다.
타인의 인정을 바라지 않는
진짜 운명의 네잎클로버였기에 잊을 수가 없다.
화양연화.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미래를 향하기만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의 목숨이 스러져간 캄보디아에서
그의 사랑도 함께 묻는다.
2046호에서 그는 어떤 글을 썼을까?
5년 후에 개봉한 영화 <2046>을 다시 챙겨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리마스터링으로 조금 더 또렷해진 화면이지만 필름의 질감을 모두 덜어내지는 못한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던 15년 전으로 돌아가 호사스런 1시간 40여 분을 즐겼다.
배경음악에 현악기가 이렇게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며 눈과 귀를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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