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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語/旅に出ようか

어쩌다 마주친,, 나가사키3

by 심플러브 2015.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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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공항에서 약 50분 쯤 달린 버스는 이사하야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오바마행 버스 시간을 먼저 확인.

5분 후 출발하는 버스가 있고 그 다음이 1시간 20여 분 뒤에 있다.

배도 고프고 이사하야 주변을 둘러보고 싶어서 후자를 선택.

 

티켓 판매기에서 표를 사고 버스터미널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공항에서 함께 버스를 탔던 남녀 커플이 두리번 거리고 있다.

느낌적인 느낌상 나와 같은 오바마행 여행객인 것 같다.

착한 일도 하고 살아야지,,,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본다.

 

-  " 저,, 혹시 오바마 쪽으로 가시나요? "

- " 아! 네 맞아요 "

 

여자 쪽에서 먼저 대답한다.

 

- " 혹시 오바마행 티켓 판매기 찾으시면 저쪽이예요 "

- " 아, 네 감사합니다! "

 

저들은 시간 계획을 미리 세워서 온 것 같다.

곧 출발하는 티켓을 사는 것을 보니.

 

- " 감사합니다. 버스 시간이 금방인데 표를 어디서 사는지 몰라서 당황했어요 "

- " 아닙니다. 그럼 즐거운 여행 하세요 "

 

 

 

 

 

<<< 이 커플은 돌아가는 날 공항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엔 남자 쪽에서 먼저 다가왔다.

 

- " 저,,, 이사하야에서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

- " 아, 네 여행 즐겁게 하셨나요? "

- " 네, 덕분에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 " 다행이네요~ "

 

인사치레 일지도 모르지만 내 작은 친절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다. >>>

 

 

 

 

 

이사하야 역은 1층이 플랫폼인데 신호등이 없는 차도가 둘러싸고 있어서

2층에 연결된 육교를 통해서만 나갈 수가 있다.

2층에 작은 쇼핑센터가 있는것 같다.

육교를 향한 통로에 가게들의 작은 간판이 정겹다.

 

 

 

육교쪽으로 나오니 정면으로 JR이사하야 역이 보인다. (기차역)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다.

 

 

 

 

뒤돌아서면 내가 방금 도착한 이사하야 버스터미널이다.

 

 

 

 

육교를 내려와 골목으로 들어섰다.

동네 구경을 하며 느릿하게 걷는다.

 

이런 베드타운을 관광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목이 말라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하나 꺼내들었다.

 

 

 

 

설탕이 살짝 들어간 녀석인데 맛이 꽤 괜찮다.

당분이 조금 들어가니 손떨림도 덜하다 ㅎㅎ

 

 

 

 

작은 동네라 그런지 식당이 많지는 않다.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 상점가는 아직도 고즈넉하다.

 

 

 

 

기차역 쪽으로 가 볼걸 그랬나?

싶으면서도 그냥 걷는다.

 

 

 

 

서울의 도림천 정도 너비의 개천이 흐른다.

학처럼 생긴 새 몇 마리가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다.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주차장엔 차가 많다.

근무시간이라 그런가?

 

 

 

 

문자가 한 통 들어왔다.

가고시마의 사쿠라지마 화산이 터질려나보다.

친구가 가고시마에 사는데,

저녁엔 전화 한 통 넣어봐야겠다.

 

 

 

 

걷기 시작한지 20분 쯤 되었나?

느낌이 좋은 식당을 찾았다.

적당히 세월이 내려앉은 실내. 마음에 든다.

 

- " 어서오세요. 편한 자리에 앉으시면 돼요 "

 

중년의 아주머니가 맞아준다. 여주인이다.

이런 느낌은 종업원의 느낌이 아니다.

 

면류, 덮밥류, 튀김류, 볶음밥까지 메뉴가 다양한 집이다.

나가사키 짬뽕이 메뉴의 첫 줄이다. 먹어보자.

 

- " 나가사키 짬뽕 하나 주세요, 보통으로 "

 

테이블에 재떨이가 있다.

옆 자리에 다른 손님이 있어서 피우진 않았다.

내매너 굿매너 ㅡ.ㅡ;;

 

어느덧 정오가 넘었다.

손님이 속속 들어선다. 금세 왁자지껄한 분위기.

카운터석에 앉을걸 그랬나?

4인석을 혼자 차지하고 있으니 조금 미안... 하진 않고 ㅋㅋ

 

 

 

 

정확히 23분 만에 주문한 나가사키 짬뽕이 나왔다.

주문이 들어간 후에 주방에서 채소를 손질하는 소리가 들린것을 보면

일부 재료를 미리 만들어 두지 않고, 주문에 따라 즉시 만드는 것 같다.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인 듯 한데 다들 재촉없이 기다린다.

 

기다린 만큼 맛은 꽤 좋았다.

재료의 식감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맛이다.

미식가도 아니고, 시장이 반찬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집 꽤 괜찮다.

 

참고로 가격은 700엔.

 

 

 

게 눈 감추듯 짬뽕을 해치우고 기분좋게 나왔다.

배가 부르니 이 집 외관을 찍지 않은 것이 생각남.

 

가게이름이 " 나루호도 "

" 과연 " 이라는 의미답게 과연! 맛있는 집이다.

 

이사하야 역에서 식사를 할 사람이 있다면 추천한다.

위치는,,, 이사하야 버스터미널 육교를 등지고 왼쪽편 주택가 안쪽 어딘가이다 ㅎㅎ

 

 

 

메뉴도 다양하니 입맛대로~

 

 

 

 

배부른 돼지가 되어 슬슬 버스터미널로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초로의 백발노인이 세 발 자전거를 타고 가게 앞에 멈춘다.

짐칸에 철가방이 실려 있다.

 

딱 가게만큼 세월이 묻은 자전거.

- ' 또 오세요 '

 

기분 좋은 배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