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다고 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재귀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철학자가 이렇게 선언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회적인 동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본능이 아니고 학습일지 모른다는 얘기.
농경문화의 전통이 강한 동아시아 지역은 무리집단의 연대와 사회성이 강하다.
다르게 말하면,
남의 시선이 나의 생활에 (상대적으로) 많은 제약을 가하는 사회이다.
적당한 나이에, 알맞은 장소에서, 부끄럽지 않은 지위를 갖지 못하면 루저가 된다.
십 여년 전 일본에 살 때,
몇 달간 야간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었던 기간이 있었다.
어제와 오늘, 내일을 구별할 수 없는 비슷한 날들이 반복되고
어제와 오늘, 내일을 구별할 수 없는 비슷한 일들이 이어졌다.
비슷하다는 것은 다름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 다름을 분별할 수 있으면, 지루하지 않고 어느 정도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동료들과도 잘 지냈고 괜찮았다.
남의 시선에는 적당치 않을지 몰라도.
하지만 18년 동안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녀는 편의점에 갇혀 있던 것일까, 아닐까...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사회의 통념과 개인의 편견으로 짜인 촘촘한 그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녀처럼,
당당하게 긍정할 용기가 없는 것은 차치해 둔다고 해도.
(그녀의 긍정은 용기보다는 유전적인 요인일테지만...)
다수의 편에서 익명 속에 숨는 것은 비겁하다.
그렇게는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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