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오사카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005년에 한 차례 방문했을 적에는 짧은 일정에
교토, 나라, 고베까지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약간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따뜻하다고 해서 두꺼운 옷을 가져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고생한 것 빼고는…
지난 시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간사이 지방은 일본의 중심이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를 비롯한 장수들이 통일하려던 지역이 이 곳이었고,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패권을 차지했던 ‘천하’라는 곳도
이 일대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요토미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도쿄)로 천도를 하면서
오사카는 상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활기넘치는 시장이 많은 곳이 오사카입니다.
마츠시타전공(파나소닉그룹), 미쓰이그룹,
스미토모그룹, 아사히맥주, 노무라증권그룹, 닛신식품 등
일본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기업들의 탄생지라니 말 다했습니다.
스냅샷을 몇 장 찍었습니다. 욕실도 깔끔하고 실용적인 배치입니다.
5분 정도 기다렸을까? 먹음직스러운 해산물덮밥이 나왔습니다.
보기에도 푸짐한 것이 군침이 도네요.
신선한 재료의 맛,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예요.
배를 채우고 나니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 집니다.
이번 여행은 전혀 무계획으로 왔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디로 갈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도톤보리쪽이 가까운 것 같아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물 위에 떠있는 건물이 보이는 것을 보니
도톤보리에 가까웠다는 느낌이 듭니다.
본격적인 하루의 장사를 준비하며 무언가 조금씩
구리코 마라톤맨 발견! 도톤보리 다 왔네요.. 4년 만의 재회, 반갑습니다..
밥도 먹었고,, 조금 걸었더니 커피가 한 잔 생각나는 것은 인지상정.
반가운 도토루커피를 발견하고 미련없이 들어가
브랜드커피 한 잔을 주문합니다.
2007년 여름, 니혼바시의 도토루커피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이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그땐 참 힘들었는데…’ 싶은 생각 한 켠에는 그래도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삐죽삐죽 솟아납니다.
커피를 마시고 나오니 바로 신사이바시입니다.
이 돌은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을까? 찾아보려 했는데 알 수가 없습니다.
어느새 이 곳에는 예전 오사카의 영광을 기억하는 것들은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순간 먹먹해지다가, 뭐 어떤가! 싶습니다.
하릴없이 느긋하게 구경하며 걸어다녔더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집니다.
다른 곳으로 갈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네온사인들이,
가긴 어딜가? 이제부터 시작인데! 하며 붙잡습니다.
그래, 뭐 어차피 일정 없는 여행인데~
하며 도톤보리 다리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웠습니다.
한신타이거즈가 우승했을 때는 여기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난리가 났다고 하는데, 물이 그다지 깨끗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경쟁하듯 네온의 불이 켜지면 마라톤맨도 생기를 찾습니다.
역시 마라톤맨은 낮보다는 밤이네요.
도톤보리에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네요.
도톤보리의 돈키호테도 네온을 켜고 저녁영업의 시동을 겁니다.
들어가서 볼까 하다가,
첫날부터 짐이 생기면 불편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만두었습니다.
오늘은 도톤보리의 명물 타코야키 가게들은 손님들이 많지 않네요.
그래도 맛있는 냄새가 코 끝을 파고드는 유혹은 대단했습니다.
방향도 모르고 거리를 걷다보니 멋진 건물과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가게들이 모여있는 쇼핑센터 같았는데 들어가 볼까 하다가
이 역시 그만두었습니다.
화려한 건물 옆의 작은 골목이 더욱 쓸쓸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골목이 더욱 정이 가는 법이죠.
골목 안 어딘가에 심야식당이 자리잡고 있을 것만 같은 곳이었습니다.
눈가에 칼자국이 있는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마스터에게 바타라이스
한 그릇 얻어먹고 싶네요.
첫날부터 무리하지 말자 싶어서 호텔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퇴근시간이 겹쳐서인지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한 잔 하려는 사람들이 총총걸음으로 모두들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호텔로 가는 길에 적당한 식당이 있으면 들어가자 싶었는데
맘에 드는 곳이 없어서 결국 편의점 만찬을 선택!
메인에 맥주, 안주, 보리차, 후식(푸딩과 커피)까지 완전 풀코스로 ㅎㅎ
커피를 좋아해서 자주 마시는 관계로 낮에 들렀던 도토루커피에서 원두를 구입.
하나는 지인에게 선물로 주고 하나는 내가 마시고~
밥을 먹고 야경을 찍어봅니다.
호텔 야경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삼각대를 가져올 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은 것을 어쩌랴. 박스를 쌓아서 중심을 잘 잡은 다음 살짝 찍으니
아쉬운대로 야경이 찍히긴 찍힘.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호텔 창문이 활짝 열리지 않아서
유리창을 통해서 찍어야 했다는 것.
야경을 찍고 나니 하루의 일과가 다 끝난 느낌이 들어 샤워를 하고,
tv를 조금 보다가 꿈나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