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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겨울_홍콩/마카오_20171114~18 흡사 어제를 복사해서 오늘을 만든 것처럼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날들이 몇 달간 이어졌다.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에가깝게 지내는 일본인 친구분(아버지 연배의 어르신이므로)께서홍콩행을 제안했다. 그의 홍콩 코스모프로프 출장을 겸한 일정이었는데전시회를 둘러보고 여유시간도 꽤 있다고 했다.무엇보다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숙식을 모두 제공해 주겠다는 얘기가 달가웠음은 물론이다. 기간 중에 가장 싼 비행기표를 샀다.인터넷 상에서 악명이 자자한 홍콩익스프레스.게다가 새벽 출발편. 밤 11시가 넘어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조용하다.나처럼 새벽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벤치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하거나 스마트폰을 한다.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한 벤치는 경쟁이 치열하다. 빈 벤치에 자리를 잡으려다 .. 2017. 11. 30.
<나의 1960년대>_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_임경화 옮김_돌베게_2017 사실은 굉장히 피상적으로 알고 있으면서 좀 안다고 착각하는 대상이 꽤 있다.내게는 전공투(전학공투회의)가 그런 것 중에 하나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역자 해설에서 언급하기도 하지만 전공투 세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낭만적이었던 쇼와시대의 기억의 편린 정도의 이미지를 그대로 투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 는,나의 그러한 인식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메이지유신 이후 전체주의 체제를 관통하는 일본 근대사의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물로서전공투는 전후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잔재를 거부하는 양심적인 젊은이들의 투쟁이라는 측면이 있었다. 이제는 '단카이 세대'로 불리며전후 일본경제 고도성장기의 축복을 만끽한 세대로서 기억되는 이들에게도경제동물이 되어가는 그들 스스로에 .. 2017. 8. 7.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료칸 호메이칸, 도쿄대학, 다시 후지산 7월 5일.일정을 마치고 짐을 맡겨두었던 신주쿠에서 가스가역으로 이동마지막 숙박지 료칸 호메이칸으로 이동했다. 도쿄대학 혼고캠퍼스 주변에 위치한 이 료칸은흔치 않게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도쿄대학 학생들의 하숙집이기도 했었다고 한다.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어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가끔은 오래된 나무향기가 정겨운료칸에서도 머물러 보면 좋을것 같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도를 보고 10여 분을 걸으니언덕 위로 '호메이칸'의 간판이 보인다. 우리의 방은 별관으로 배정을 받았다.직원 분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이름을 써서 붙여주니어찌보면 하찮은 것이지만 기분좋은 디테일이라 할 만하다. 별관의 직원이 간단하게 시설을 안내해 주었고방으로 들어서니 간결하게 깔린 이불과베란다 너머 작은 정원이.. 2017. 7. 16.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긴자 렌가테이, 교코, 도쿄도청 야경 어느덧 여행의 중반이다.어젯밤은 가구라자카에서 황박사의 지인과 저녁과 함께 조금 과한 반주를 했다.오랫만에 알콜에 좌우되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가구라자카는 그룹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주연한 드라마의 배경이 된 동네다.기치조지나 코엔지와는 다른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예쁜 동네다. 오다기리 조와 미야자와 리에가 주연한 처럼아직도 장작불을 때서 영업하는 동네 목욕탕이 있다고 한다.다음에는 조용히 뒷골목을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오늘(7월 4일)은 오전 일정을 마치고 긴자로 향했다.돈까스의 원조 '렌가테이'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22년 정도 타임슬립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어린시절 동네에 하나씩 있었던 '경양식집'의 인테리어를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7. 7. 15.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야스쿠니신사와 도쿄돔시티 오후에 황박사의 공무일정이 있기에 먼저 호텔로 이동했다.동선을 고려하여 이이다바시역 근처의 숙소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장마철의 높은 습도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흐른다. 조금 헤메긴 했지만 무사히 호텔에 도착.가와구치코역에서 일정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체크인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도착했는데 방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방에서 조금 정비를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 이이다바시역은 곳곳에 작은 식당이 많았다.일정이 있는 구단시타 쪽으로 가는 길에 적당해 보이는 소바집으로 들어갔다.타치구이(의자에 앉지 않고 서서 먹는 방식)라서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은 집이었다.더워서 냉소바에 카레라이스 세트를 먹었는데 훌륭했다. 구단시타에서 일정을 마쳤으니바로 옆 구단키타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 2017. 7. 14.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후지산 야간산행과 가와구치코 ------------------------------------------------------ 이곳 후지산 고고메(요시다구치)는 등반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다.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 등이 있고루트 입구의 관리사무소와 신사가 하나 있다.등반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고본격적인 시작 전에 최종점검을 하는 곳이다. 고속버스를 타고 올 때처럼 서양관광객들이 많았는데등반을 위한 나무지팡이에 욱일기를 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나무지팡이는 등반시 스틱과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중간중간 산장에서 불로 지져서 직인을 찍어주기도 한다.(유료)등반을 기념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욱일기를 달아서 판매하는 것은 내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욱일기에 대해서는... 군국주의 시대 이전부터.. 2017. 7. 13.
'2017 황박사와 함께한 후지산/도쿄_출발, 후지산 고고메 작년 3월에 황박사와 큐슈여행을 다녀온 이후,올해는 후지산과 도쿄를 함께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이상하게도 한 해 한 해 시간이 쌓일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지만1년에 한 번 정도,마음편한 친구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 감사하다. 공식적으로는 황박사의 공무이지만일정을 조정해서 후지산도 둘러보고 도쿄 관광도 하는 일정이라절반의 걱정과 절반의 설렘이 함께하는 여행이다. 아침 첫 비행기를 타기위해 전날 초저녁부터 잠을 청했건만결과는 2시간 취침 후 사실상의 밤샘 ㅡ.ㅡ;;첫날 후지산 야간산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2017년 7월 1일.첫 날의 일정은 나리타공항 도착 후 곧장 후지산으로 이동하여 야간산행이다.조금이라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이륙 후 바로 잠을 청했.. 2017. 7. 13.
<미각의 제국>_황교익 저_따비_2010 미식가라고 하면,거만한 눈빛과 몸짓으로구태여 음식의 단점을 찾아내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황교익씨의 이 책은 그런 내 편견을 보기 좋게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팔자좋게 공짜로 음식을 대접받고 배를 두드리며 몇 마디 교언으로 사람들을 홀리는 유한계급으로 오해받지만사실 미식가란 역사를 관통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좇아현재에 그 의미를 새기고새로운 먹거리를 제안하는 만만찮은 사람들이었다. 우리 음식과 그 재료에 대한 해박한 정보.먹거리가 우리네 생활과 의식에 미치는 영향.현대 한국인들에게 '맛'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 이 사람, 진짜다. 2017. 3. 29.
규슈, 친구와 함께 맛있게 걷기9_규슈신칸센,구마모토성 그리고 귀국 히타에 작별을 고하고 이번엔 구마모토로 간다. 저녁 비행기이긴 하지만 히타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해서 구마모토성을 돌아보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것은 신칸센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JR북큐슈레일패스는 하카타(후쿠오카)-구마모토 구간의 신칸센을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잇점을 최대한 활용한 루트이다. 우선 히타-쿠루메 구간은 유후인노모리로 이동한 뒤, 쿠루메-구마모토 / 구마모토-하카타 구간은 신칸센을 예매했다. 이렇게 하면 구마모토에서 3시간 정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유후인노모리는 관광열차답게 서비스가 좋다. 사탕도 나눠주시고 탑승일자가 표시된 패널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도 해준다. 한 시간 조금 못가서 쿠루메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미리 출구쪽으로 나왔는데 승무원이 미리 대기하고 있.. 2016. 4. 6.
규슈, 친구와 함께 맛있게 걷기8_삿포로맥주공장과 히타 강변, 그리고 골목산책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오늘은 아침부터 좀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삿포로맥주공장->히타 골목산책->구마모토성->(신칸센)->후쿠오카의 일정.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아침온천을 하고체크아웃을 하러 내려갔다. 히타 삿포로맥주공장은 산요칸에서 택시로 15분 정도 거리.도보로는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체크아웃을 했다.영수증을 직접 만든 종이케이스에 넣어준다.마지막까지 눈길 한 번. '감사합니다. 편안하게 잘 쉬었어요.' 체크아웃 후 짐을 프론트에 맡겨두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5분 정도 지났을까?택시는 금방 도착했다.도요타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일본 택시의 대명사는 도요타 크라운(각그렌저 닮은...)이었는데최근에 프리우스로 대체되는 분위기 인것 같다. 엔진음이 없어서 그런지 정차시에 굉장히 조용하다... 2016. 4. 3.
규슈, 친구와 함께 맛있게 걷기7_산요칸 석식/조식 - 히타온천 산요칸 석식 - ---------------------------------------------- - 히타온천 산요칸 조식 - 2016. 4. 1.
규슈,친구와 함께 맛있게 걷기6_히타온천 산요칸 히타역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역사는 새로 건축한 듯 깔끔하고 역시 검정색의 외관은 차분하다. 규슈를 대표하는 구마모토성의 검정색을 상징하는 듯규슈의 역사는 어두운 톤을 기본으로 하는것 같기도... 역사의 크기가 유후인보다 큰데 사람 숫자는 10분의 1도 안되는 것 같다. 시계탑을 중심으로 로터리가 형성되어 있는 것은전형적인 역 앞 구조이다. 지도상으로는 저 길을 따라 직진하면오늘 묵을 숙소에 도착한다. 한 15분 정도 걸릴까?하는 생각을 하며 출발. 해질녘이 되어조금씩 사위어가는 길에통행하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조금은 을씨년스럽다. 조금 길을 헤메긴 했지만료칸에 무사히 도착. 히타온천 '산요칸' 일본식 목조주택의 정통료칸은 아니지만합리적인 가격에 료칸숙박을 체험할 수 있는호텔형 료칸이다. 이 료칸은 종업.. 2016. 3. 31.